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비명을 찾아서 (문단 편집) == 줄거리[* 이하에서 표기하는 일본어 명칭(인명, 지명 등)은 소설의 표기에 따른다.] == 소설의 배경은 작품이 발표된 1987년([[쇼와]] 62년). 주인공은 '[[훈독|기노시다 히데요]](木下英世)'[* [[한국 한자음|목하영세]]. 이 이름을 독립 이후 혹은 창씨개명 이전의 이름으로 풀어본다면 '박영세'로 읽을 수 있다. '기노시다'씨는 [[파자|'박'씨의 '朴'을 풀어서 만든 성이다.]] 실제 창씨 개명 당시에도 자신이 원래 쓰던 성을 이용해 일본식 성을 만든 경우가 많았다. 예컨데 '이'는 '리노우에(李上)'로, '김'은 '가네다(金田)'로 바꾼 경우가 있었다.]라는 39세의 조선인[* 1948년생. 이는 만 나이로, 한국식 나이로는 40살이다. 이에 대해 후록된 평론에는 작가의 나이이자 "을유해방(8.15)로 기산되는 우리 현대사의 나이"라고 평가했다.] 으로 [[경성제국대학]]을 졸업하고 [[일본군]]에서 [[갑종간부후보생]]으로 장교로 3년 복무하다 [[소위]]로 제대하여 거대 재벌 [[노구치]](野口) 그룹 산하의 [[반도|한도우]](半島) 경금속 주식회사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시집도 낸 적이 있는 무명 시인이다. 조선에서는 엘리트에 속하는 지식인이던 히데요는 '같은 민족'인데도 조선인이 내지인(일본 본토인)에 비해 차별받는 것을 부당하게 여기지만 사회 구조를 바꿀 수는 없기에 묵묵히 살아가고 있었다. [include(틀:스포일러)] 그러던 중 우연히 처남이 일본에서 가져온 금서인 사노 히사이찌 교수의 <독사수필>에서 옛날 [[동학농민운동|동학란]] 때문에 조선 "정부"가 [[청나라|청]]과 일본에 출병을 부탁했다는 대목을 읽고는 조선에 독자적인 정부가 없었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품게 된다. 때마침 [[청주시|세이슈우]](淸州)의 큰아버지 댁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큰아버지로부터 죽산 박씨 가문의 족보를 보게 되고 [[신라]], [[백제]], [[고구려]], [[고려]], [[조선]]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면서 역사책 속의, 조선인은 [[스사노오]]의 자손이며[* 실제로 [[일제강점기]] 때 [[단군]]이 바로 스사노오라는 역사 왜곡이 이뤄지기도 했다.] 수천 년 전 일본의 [[진구 황후|징고우 황후(신공 황후, 神功皇后)]]가 [[삼한정벌|조선을 정복했다]]는 서술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부분은 사실 노골적인 [[5.18 민주화운동]]의 패러디라는 해석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임나일본부설|기존 일본의 역사 왜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에 가깝다는 해석이 평론계에서는 주류였고, 당시 독자층도 그렇게 받아들였다. 신공 황후 삼한 정벌 드립이나, 스사노오 드립을 생각하면 이 부분이 더 그럴 듯한 이야기가 된다.] 조선이 일본과는 전혀 다른 나라이며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였다는 것을 알게 된 히데요는 집으로 오던 길에 세이슈우의 고서점에 들렀다가 <조선 고시가선(朝鮮 古詩歌選)>이라는 책을 구입하여 돌아오고 그 책에 실린 사이치엔([[최치원]])과 조우지조우([[정지상]])의 시들을 읽고 각성하게 된다. 조우다이(城大 - 경성제대)[* 참고로 본문에 등장하는 "진리는 나의 빛"(VERITAS LUX MEA)이란 표어는 [[서울대학교]]가 세워진 해방 후에야 붙여졌다. 즉, 역시 저자가 역사를 이용해 장난을 친 것이다. 여담으로 주인공이 자기가 싫어하는 야마시다 부장의 대학이 [[오사카]] 대학이라서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오사카 대학 역시 [[제국대학]]이었지만 경성제대보다 7년 뒤에 세워진 대학이었고 실제 대학 서열에서도 경성제대에 밀렸다고 한다. 다만 소설에서는 마치 오사카 대학이 제국대학(데이다이)가 아닌 것처럼 묘사되는 게 문제이긴 하다. 더 자세한 설명은 [[제국대학]]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의 도서관에서 군데군데 낙장이 생긴 <한불(韓佛) 사전>을 복사하고 [[1971년]]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 일본의 식민지로 서술되어 있기는 하지만 분명히 독립국이었던 '조선' 항목을 발견한 그의 [[반일]] 의식은 더 강해지게 된다.[* 언론통제가 심한데 어떻게 그런 걸 구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는데, 가능하다. 과거처럼 종이문서로 정보를 보관하고 전달하던 시대는 전자문서화된 지금보다 훨씬 더,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일괄 검색해 삭제/차단하기가 어렵고 여기 저기에 남아 있기 마련이었다. 작중에서도 [[뉴스위크]]를 패러디한 <뉴스월드>, [[타임지]]를 패러디한 <글로우브>가 가위질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이 있다. 히데요가 상해 자유시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존재를 안 것도 [[미국인]] 에릭 앤더슨이 직접 들여온 무삭제 <뉴스월드>에서였다.] [[원산|모토야마]](元山)에 살던[* 남북이 모두 일제 치하에 있는 세계관을 고려해 유독 원산과 우리 세계 [[강원도(북한)|북한령 강원도]]의 등장이 잦다. [[금강산선|꽁고우산 전철]]이 현역으로 운행 중이며, 히데요의 일본 출장 중에 남은 히데요의 가족은 원산 송도원으로 피서를 간다. 그 과정에서 [[경원선]]과 [[추가령 구조곡]]이 등장하는 건 물론이다. 일제강점기 이전의 생활권에 대한 작가의 철저한 고증이 드러나는 대목.] 장모가 사망하여 장례를 위해 [[안변군|안삥]](安邊)의 샤쿠오우지(釋王寺 - [[강원도(북한)|강원도]] 설봉산 석왕사[* 일제 때의 31 본산으로 당시에는 48개 사찰을 관장했다.])를 찾은 히데요는 그곳의 주지였던 소우고우(소공, 小空)이라는 승려를 만나고 조선어를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던 소우고우 스님은 히데요에게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유창한 조선어로 읽어준다. 소우고우 스님은 히데요에게 <님의 침묵>을 비롯한 한용운의 저서를 물려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반]]한다. 히데요는 장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야 신문에서 스님의 열반 기사를 읽고 자신이 소우고우 스님, 그리고 한용운의 의발[* 衣鉢, [[불교]] 수행자의 의복과 식기, 일상에서 쓰는 최소한의 도구, 소지품이라는 뜻으로 스승이 제자에게 허용하는 정법, 또는 깨달음을 나타내는 물증이 된다. 이 소설에서는 소우고우 스님이 히데요에게 물려준 한용운의 저서들을 의미한다.]을 물려받았으며, 자신이 이 의발을 언젠가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 회사에서 내지로 출장을 가게 된 히데요는 [[교토]](京都) 제국 대학 도서관에서 [[삼국유사]], [[삼국사기]] 같은 조선의 옛 역사책들을 찾아내어 그걸 복사하고 조선으로 돌아왔으나 그 사이 일본에서 일어난 [[쿠데타]]로 군사독재정권이 수립된 이후로 강화된 보안검색 탓에 [[김포국제공항|가네우라(金浦) 공항]]에서 입국 도중 발각되어 경찰에 체포된다.[* 정확히 말하면 히데요 본인의 잘못이 더 크다. 업무가 출장기한보다 2주나 일찍 끝나서 보안검색이 훨씬 널널한 배편으로 귀국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 일본 여기저기를 여행하고 다니느라 2주를 다 날리고, 이후 부랴부랴 복귀하느라 어쩔 수 없이 웃돈을 주고 비행기를 타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하야시 따이스께(林泰輔)의 『조선 통사(朝鮮通史)』, 니시무라 신따로우(西村眞太郞)의 『조선어 회화(朝鮮語會話)』, 『삼국사기』 전질, 김천택(金天澤)의 『청구영언(靑丘永言)』, 1891년 게이조우에서 간행된 제임즈 스코트의 『영한사전』, 사노 히사이찌(佐藤壽一)의 『동서양 교섭사』, 마쯔모또 모도나가(松本文命)의 소설 『고도(古道)』, 시미즈 유리꼬(淸水百合子)의 『소오야 시편(宗谷詩篇)』등 그가 일본에서 수집한 서적과 그가 게이조우에서 가져온 『한화중 사전(漢和中辭典)』, 『영화 소사전(英和小辭典)』,『[[한불자전|한불ᄌᆞ뎐(韓佛字典)]]』들은 대부분 복사한 것이라 부피가 컸음(복거일 지음, 『비명을 찾아서』, 서울, 문학과지성사, 1987, p.381.)에도, 이를 분철하거나 분권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가방에 넣어 돌아왔다. 이처럼 히데요는 작중에서 몇 번이나 본인이 자조하듯 어설프기 그지없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경찰에서 고문과 심문을 번갈아 받던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히데요를 구타하던 '사람 조지는 데 이골이 난' 경찰관은 조선인이었다. 일제강점기때의 그것을 가져온 것.] '전선사상보국연맹'의 하쿠야마 마사오미 선생에게 교육을 받고 연맹에 참가하는 것으로 옥살이를 대신하게 된다.[* [[쇼와]]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초반에 실제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하쿠야마 선생 또한 조선의 독립을 꿈꿔왔으나 현실을 절망적이라고 보고 조선의 완전한 동화만이 살길이라고 주장하게 된 인물이다. 그에게서 변절한 [[이광수(소설가)|가야마 미쯔로우]] 선생[* 책에서 인용되는 가상 인터뷰를 통해 독립 투사에서 타협주의자로, 타협주의자에서 황국 신민으로 변해가는 그의 흑화 모습이 충격적일 정도로 다가온다.]의 이야기를 들은 히데요는 혼란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히데요는 간신히 풀려나게 된 직후 겨울 여행을 다녀오면서 조선 독립의 필연적인 이유를 깨닫게 되고, 언젠가 올 독립의 그 날을 위해 다음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마음 먹는다. 하지만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돌아오자마자 그는 [[아내]]가 [[네토라레|자신의 석방을 위해 일본 제일의 정보 기관인 국가보안처(國家保安處)의 소좌(소령)인 이웃집 남자 아오끼에게 몸을 허락한 것을 알게 된다.]][* 모순되게도 정작 자신은 자기 부하 여직원, 그것도 [[시마즈 요시히로]]의 직계 후손으로 현 [[사츠마]] [[시마즈]] 가문 [[당주]]의 조카딸인 시마즈 도끼에가 미국인 에릭 앤더슨과 결혼하기 직전까지 도끼에와 플라토닉한 [[불륜]]을 하고 있었으면서 말이다. 출간된 지 20여 년 묵은 소설이라서인지 몰라도 가끔씩 [[마초]]적인 문장이 나온다. 제법 야한 문장도 간간히 있다.] 히데요는 가족을 참고 묻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내의 생일([[12월 18일]] 금요일) 그가 직접 초청한[* 정작 아내는 아오끼를 피하려 했지만 그가 설득했다. 여기서 작가의 운명관이 드러난다는 평론이 있다. 사실 이 부분, 즉 아내의 생일날 밤의 살인으로 히데요의 갑작스러운 망명까지의 부분은 저자가 평론가 김현의 힘을 받아 뒤에 첨가한 것이고, 원래 결말은 소소한 불안함만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회사원으로 다시 원상복귀하는 내용(즉 105장)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예 아오끼가 나타나는 100장부터 시작하는 12월 파트 전체가 갑툭튀한 내용이라는 견해도. 여하간 마무리가 덜 되었다는 견해는 동의하는 바가 많다.] 아오끼가 술에 취해 자신의 중학생 딸 게이꼬를 [[성추행]]하는 꼴을 보고 참지 못해 그를 낚싯줄로 [[교살]]하고 만다. 결국 히데요는 집을 나와 명맥만 유지되는 상해(上海) 자유시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 몇 해가 걸릴지 모르는 길을 나선다. 자신은 도망자가 아니라 망명객이라고 되뇌이면서...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